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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에 신이 산다」. 좋은 영화였다. 추천한다.

 

삶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들을 하나의 이야기 속에서 옴니버스적으로 풀어내는 영화다. 어디서 보았는지 기억나지는 않는데 어쨌든 좋은 영화라고 추천을 받아서 봤다. 컴퓨터를 통해 세상을 다루는 것 외에는 능력이 없는 하느님과, 무기력하게 그를 보조해 주고 있는 그의 부인, 그리고 오빠인 예수의 후광에 가려서 영 재미없게 살고 있는 하느님의 딸 에아가 등장한다. 에아가 그 컴퓨터를 건드리고 세상으로 나서는 순간부터 모든 일이 시작되는 두 시간짜리 유럽 영화. 풍경은 브뤼셀, 대사는 프랑스어다.

 

"인간들은 죽는 날을 모르니까 내게 복종하는 거라구!" 하고 외치던 하느님이 떠오른다. 그렇지. 죽는 날을 아는 일은 신의 최대 권능이다. 알게 된다면 무모한 용기가 생길 것이다. 가령 참지 못하고 그에게 전화를 걸어 버린다든가, 사실은 아직도 잊지 못했다고 소리 지른다든가. 지나간 사랑을 뒤적이는 일은 때로 거절이라는 타살을 불사하며 해내는 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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